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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애니피디다!/애니 보는 아빠

기술 기업 비판과 진정한 소통, 우정을 이야기하다

by jcob why 2022.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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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애니 보는 아빠 제이콥 와이입니다. 오늘은 20세기 스튜디오의 신작 애니메이션 ‘고장난 론'을 살펴볼까 해요.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비봇을 갖는 것이 유일한 소원인 소심한 소년 ‘바니'에게 드디어 ‘론'이라는 비봇이 생겼어요. 그러나 첨단 디지털 기능과 소셜 미디어로 연결된 다른 비봇들과는 달리, 고장 나 버린 ‘론’은 네트워크 접속이 불가능했어요. 자유분방하고 엉뚱한 ‘론'으로 인해 벌어지는 엉망진창, 스릴 넘치는 모험을 함께 하며 ‘바니'는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 점점 깨닫게 된답니다.

 

20세기 스튜디오가 모처럼 가족 애니메이션을 내놓았어요. 지난 2020년 1월에 개봉했던 ‘스파이 지니어스’ 이후 약 2년 만인데요. 최첨단 AI 로봇인 ‘비봇'을 스마트폰처럼 모두 가지고 다니는 근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가족 애니메이션이랍니다. 영어 제목이 아주 인상적인데요, ‘Ron’s Gone Wrong’으로 발음이 아주 어려운데, 영어 특유의 언어유희랍니다. 한국어 제목은 거의 직역에 가까워요. 

 

이 작품의 이야기는 매우 정석적인 편이에요. 할리우드의 십 대 청소년 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인기 없는 소심 보이 ‘바니'가 주인공으로, 고장 난 AI 로봇 ‘론'을 가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각종 소동을 다루고 있답니다. 친구들과의 우정이나 관계가 SNS 등으로 망가진 근미래 세계에서 ‘바니'는 다른 친구들처럼 최첨단 AI 로봇으로 소통하고 싶어 하죠. 하지만 네트워크 소통 기능이 망가진 AI 로봇 ‘론' 때문에 ‘바니’는 오히려 굉장히 원시적인 방법으로 ‘론'과 소통하게 돼요. 이런 원시적인 쌍방향 소통을 통해서 ‘론'은 다른 비봇들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거대한 음모를 가지고 있는 이 로봇의 회사는 ‘론'을 파괴하려고 하죠.

 

첨단 테크놀로지가 세상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서 이런 비슷한 느낌의 작품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인 ‘넥스트젠'이나, ‘미셸 가족과 기계 전쟁' 같은 작품도 비슷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보니 대형 테크놀로지 기업 중에 하나인 넷플릭스에서 이런 작품을 만든다는 게 재미있네요.

 

이런 작품에 클리셰처럼 나오는 것이 바로 신제품 발표회입니다. 미국에서 정말 좋아하는 신제품 공개 방식인데요, 저희에게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애플 스티브 잡스의 신제품 발표 현장일 거예요. 이 작품에서도 스티브 잡스의 신제품 발표 현장을 오마주한 장면이 나온답니다. 물론 그런 상업적인 신제품 발표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도 함께 넣어서 말이죠. 그런데 사실 이런 비판적인 시선 자체가 이제는 클리셰가 되어 버린 느낌이에요.

작품은 진정한 소통과 우정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디지털화되고 비대면 소통이 일반화된 코로나19 시대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주는 작품인 것 같아요. SNS로만 계속 소통하던 친구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진정한 양방향 소통과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랍니다. SNS에서 소통하다가 온라인 완따를 당하거나, SNS 외톨이가 되는 모습 같은 건 최근 아이들에게도 심각한 문제잖아요.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작품이 아이들에게 교훈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스마트폰만 AI 로봇으로 바뀌었을 뿐, 우리 아이들의 삶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우리 아이들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지 못하잖아요. 물론 어른들도 마찬가지죠. 아주 기본적인 소통도 스마트폰으로만 하니 여간 걱정되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그런 아이들이 본다면 생각할 거리가 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십 대가 된 아이들의 학교 생활과 그 주변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보니, 십 대 이전의 아이가 작품을 이해하거나 재미있게 보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요. 적어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아이 정도의 나이는 되어야 같이 보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생각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마냥 착하게 모든 상황을 풀지 않는 작품이에요. ‘바니'의 AI 로봇 ‘론'을 파괴하려는 대기업 집단의 음모와 공격도 사악하고 어둡게 묘사되어서 십 대 이하 어린이들에게는 너무 무서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이해하기 쉽지도 않을 것 같고요. 열 살 언저리의 친구들에게 추천하긴 하는데.. 그 나이의 어린이들이 애니메이션을 즐겁게 볼지는 조금 의심스럽긴 하네요. 

 

‘고장난 론’은 디즈니 플러스, 유튜브 소장, IPTV 대여와 소장으로 즐기실 수 있어요. 이 작품 역시 소장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대여는 IPTV에서만 가능하니, 다소 아쉽네요.

 

기술을 앞세운 자본가들에 대한 비판과 쌍방향 소통, 우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20세기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고장난 론'에 대해 알아봤어요. 다음엔 더 재밌는 작품을 찾아올게요. 그럼 안녕~


이 글은 유튜브로 영상과 함께 연재합니다. 아래의 유튜브 링크를 눌러 영상도 감상해 주세요!

https://youtu.be/yk3X-GqvI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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