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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국에 산다!/주부 남편 아빠 미국 정착 일기

D+6 주말에도 멈추지 않는 정착 전쟁

by jcob why 2022.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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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직장인들에게 주말은 치열하게 쉬어야 하는 이틀이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각종 업무와 인간관계에 시달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밀린 집안일과 엄마 아빠 노릇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시간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점점 피로가 쌓이면 주말에는 결국 꼼짝도 못 하고 휴식에 전념하게 된다.

 

미국으로 이주를 하고 첫 주말을 맞았다. 불과 지난 월요일 인천에서 비행기를 탄 후, 화요일 새벽 이곳에 도착하기까지, 그리고 그 후 4일 동안 정착하게 위해 동분서주했던 것들이 쌓여 피로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주말이라고 낮잠도 좀 늘어지게 자고, 브루노 마스의 노래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지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끊이지 않는 아마존 배송과 수많은 가구 조립, 그리고 청소 등으로 인해 주말도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오늘은 일요일이라 가까운 곳의 한인 교회를 찾았다.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라는데 디자인이 굉장히 인상적인 자체 예배당도 가지고 있는 유서 깊은 교회였다. 예배를 마치고 교회 장로님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다. 세 분의 장로님께서 여러 말씀을 해 주시면서 정착에 도움을 주시겠다 약속을 하신다. 많은 것을 요구할 순 없지만, 또 그런 말씀을 주시는 게 그저 고맙다.

 

교화에서 집에 오는 길에 잠시 트레이더조에 들러 장을 봤다. 일주일치 빵과 과일을 비롯한 다양한 식품을 구매해 돌아왔다. 트레이더조는 대형 슈퍼마켓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공간이다. 뭔가 시장 같은 느낌을 주는 게 매우 인상적이고 친근하다. 점원들도 친절하고.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하고 있는데, 아이가 계산대 옆에 있는 종을 신기한  보더니 갑자기  종을 친다. 마트 안을 얼리는 청명한 종소리.  종은 캐셔에게 다른 직원의 도움이 필요할  치는 종이었는데, 아이가 종을 치는 바람에 가게 안이 웃음바다가 됐다. 우리는 연신 웃으면서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고. 그런데  와중에 진짜 종을 쳐야 하는 상황이라 종을 쳤는데, 마치 양치기 소년 이야기처럼 아무도 도우러 오지 않는다. 점원이 이번엔 진짜라고 소리치자 그제야  점원이 와서 그녀를 도와줬다. 우리 아이가 만든 가게 안에서의 유쾌한 소동이었다.

 

돌아오니 세 시가 좀 못되었는데, 오후에 온다던 아마존 배송이 네다섯 시는 되어야 온다고 하니, 갑자기 피로감이 몰려왔다. 그래서 꾸벅꾸벅 졸다가 잠이 들었다. 그러다 아이가 배가 고프다 하여 깼는데 다섯 시다. 알림을 보니 아마존 배송도 모두 왔다고 한다. 아이에게 핫도그를 하나 만들어주고, 같이 아마존 라커에 가서 물건을 픽업해 온다. 다섯 박스나 들고 오니 또 조립할 것투성이다.

 

난 어제 늦게 온 티브이 장을 조립하려는데 단잠에 빠진 아내를 대신해 아이가 조립을 돕겠단다. 하지만 가구 조립은 위험할 것 같아 가구 대신 식기 건조대나 플로어 등처럼 간단한 조립을 돕기로 했다.

 

그래도 어제의 어마 무시한 식탁보다는 수월했다. 또 아이가 크니 제법 한 사람 몫은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대견하다.

 

오늘도 쓰래가 가 한참 나온다. 한국에서 물건 버리며 천벌 받을까 무섭다고 했었는데 비교가 안된다. 여긴 심지어 분리수거도 안 한다. 아파트 건물 앞에 창고만큼 커다란 덤스터가 있는데 그게 다다. 칸이 분리된 것도 아니고 그냥 다 때려 넣는 타입이다. 미국 사람들이 분리수거 안 하는 모습에 매번 깜짝깜짝 놀란다.

 

다음 주는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되고 두렵지만  한편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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