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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사실 반년 전의 일인데, 글을 쓰다 보니 제법 생생한 기분이 들어 현재형 시제로 적어봅니다. 물론 어제일은 아녀서 일부 기억이 윤색된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경험하고 본 것들 말고 기분과 마음 가짐은 아직도 제법 생생한 것 같아요. 제 다른 글들을 보셨다면 이미 미국에서 생활한 지 200일이 넘은 걸 아실 테니, 현재형 시제로 혼란을 겪으시진 않겠죠? ㅎㅎ ​ 7월에서 8월로 넘어가는 밤이 지나고 새벽이 됐다. 밤새 잠을 거의 못 잤다. 한창 더울 때인데, 밖은 흐리고 비도 온다. 어제 아침, 2년 동안 살던 아파트를 완전히 비워주고, 온 가족이 짐 십수 개를 들고 인천공항 근처 영종도에 위치한 호텔에 도착했다. 콜밴을 타고 왔는데, 기사님이 짐이 너무 많다고 투덜투덜하신 것만 빼면 안전하게 도착했다.. 2023. 3. 14.
D+214 미국 초등학교 사이언스 프로젝트 오늘은 딸아이가 학교에 사이언스 프로젝트를 제출하는 날이다. 전에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미국 틴 무비나 미국 어린이 애니메이션을 보면 가끔 등장하는, 그래서 부모로서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그 과제다. 콘텐츠에서는 주로 태양계를 입체로 만들어 가거나, 과학 실험을 한 결과물을 커다란 하드보드지에 작성해 가져가거나 하는데, 이번에 아이에게 내려진 과제는 과학 실험을 한 후, 이걸 디스플레이 보드에 작성해 가는 숙제였다. ​ 보통은 그렇겠지만, 아이들의 숙제는 보통 결과적으로 어른들의 숙제로 그려지곤 한다. 주로 한때 잘 나가던 주인공이 이제는 결혼해서 애 낳고 애 과학숙제나 하고 있다, 뭐 이런 내용이다. 기억나는 장면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앤 해서웨이가 미란다의 아들(?) 딸(?)의 과.. 2023. 3. 9.
2-18 그렇게 열심히 준비해도 허점은 있더라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결정을 하고, 한국에서 십 년간 살면서 닦아놓은 기반을 다 포기하고, (특별히 포기한 것이 대단한 것들은 아니다만) 모든 것을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는 과정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엄청난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자각이 부족했다. 워낙 성격이 괴팍해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일상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기 때문에, 평일의 일상 루틴과 주말의 일상 루틴이 거의 깨지지 않은 상태로 마지막 일주일까지 맞이했다. ​ 마지막 날까지 일상은 일상이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몇 가지 무리한 결정이 우리를 괴롭게 했다. 가장 큰 것이 집과 자동차였다. 세 들어 살고 있는 집을 조금 더 빨리 정리하고 호텔에서 며칠 생활하거나 아니면 조금 멀긴 해도 친척 집에서 며칠 묵을 수 있었으면 조금.. 2023. 3. 7.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오드볼’ 리뷰 * 이 글은 유튜브의 영상으로도 시청하실 수 있어요. https://youtu.be/BkK0TZKPnWI 안녕하세요, 애니 보는 아빠 제이콥 와이입니다. 오늘은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하실 수 있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시리즈, 오드볼을 소개해 드립니다. 그럼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오드볼은 애리조나 더트라는 가상의 타운에서 동글동글한 거품 모양의 십 대 청소년 제임스와 멍청한 악어 맥스, 그리고 시간 여행 소녀인 에코의 기괴한 모험을 다룬 2D 애니메이션 시리즈예요. 제임스는 자신에게 벌어진 여러 사건을 통해 사회적인 규범이나 상식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여러 모험적인 사건을 저지르는데요, 그때마다 큰 재앙을 부르고 만답니다. 오늘은 제임스와 맥스, 에코가 또 어떤 사고를 치게 될까요? ​ 2022년 10월.. 2023. 3. 4.
D+208 미국의 여름방학 준비는 2월부터 미국의 교육제도는 한국의 그것과 차이가 크다. 지금쯤이라면 한국에선 겨울방학이 끝나가고 한창 새 학년을 준비하겠지만, 미국의 2월과 3월은 학교 스케줄과는 큰 상관이 없다. 그저 계속 흘러간다. ​ 다들 그 정도는 알고 있겠지만, 미국의 새 학년은 8월 말, 9월 초에 시작한다. 미국에서 새 학년이 봄이 아닌 가을에 시작하는 이유를 chatGPT한테 물어보니까 더운 날씨에서 쌀쌀해지는 시기가 더 학교에 적응하기 쉽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란다. (재밌는 이유인데?) 9월 초에 시작한 학기는 여름이 오는 6월 초가 되면 모두 마무리되는데, 그러다 보니 여름방학이 무척 길고 겨울방학은 거의 없다. 우리 딸 학교의 경우는 겨울방학이라곤 크리스마스 연휴뿐이다. (12월 25일 ~ 1월 1일) 그러니 2월은 그저 흘러.. 2023. 3. 2.
2-17 유학 출국 일주일 전에야 퇴사한 아내 *참고로 이 주제로 글을 쓰려하니 아내에게 엄청 미안합니다. 내 딴에는 아내가 이주 준비에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제가 일처리를 하기 위해 먼저 퇴사한 것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마지막 1분 1초까지 일하다가 미국에 가는 것이 되어버렸네요. 사, 사랑합니다!! ​ 모든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짐도 하나둘씩 처분되어가고 있었고, 어찌 되었든 아이의 학교문제도 모두 해결되었다. 자질구레한 행정 업무가 남아있기는 했지만, 그런 것들은 출국하기 전주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급할 것은 없었다. 8월 초가 출국이니, 7월 셋째 주, 넷째 주가 되어서는 나와 아이의 모든 신변 정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다. ​ 하지만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이 있었으니, 그건 아내의 퇴사다. 전의 글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 2023. 2. 28.
D+200 너의 목소리가 안 들려 미국에 산다고 해도 한국에서의 삶과 다른 부분은 거의 없다. 회사라도 다니고 학교라도 다니면 사람도 만나고 하니까 다른 부분이 있을 텐데, 주부인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기 때문에 미국임을 잘 느끼지 못한다. 환경적인 차이를 느끼기는 하지만, 그건 한국과 미국의 차이라기보다는 도시와 시골의 차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서부에 있을 땐 도심과 도심외곽(suburban) 지역의 느낌 차이가 크지 않았는데, (내가 살던 곳 한정이다) 지금 이곳은 도심 외곽의 모습이 거의 시골이다. 물론 도심도 읍내 느낌 정도기는 하지만. 내가 느끼는 삶의 차이는 딱 그 정도다. 이건 나라가 바뀌었다고 느끼는 부분이 아니다. ​ 보통 영미권 국가로 이주하게 되면, 생활에서 가장 큰 차이와 고민을 만드는 부분은 영어 소통이.. 2023. 2. 23.
2-16 미국 이주의 정석은 ‘버리기’입니다 미국 비자 발급은 우리 가족의 이주 준비 속도를 확 끌어올렸다. 그전까지는 괜히 이렇게 집을 부치고 물건을 줄이고 있는데, 비자가 나오지 않으면 어쩌지? 하면서 이것저것 미루고 있었는데, 비자가 나온 시점부터는 진짜 빠르게 이주 준비를 해야 했다. 실제로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 학교를 조금 더 빠르게 확정 짓고, 빠르게 서류 작업을 진행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학교 오퍼를 받아들인 시점은 학교에서 요구한 데드라인에 근접해서였는데, 그러다 보니 여러 서류 작업의 시간이 걸리고 비자를 받는 시점도 너무 늦어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어쩌면 아내의 평생 커리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학교 선택이었고,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살아야.. 2023. 2. 21.
"우리 아빠는 외계인 사냥꾼" 리뷰 * 이 글의 내용은 유튜브로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WS8QcQXcfa4 안녕하세요, 애니 보는 아빠 제이콥 와이입니다. 오늘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어린이 애니메이션 시리즈, 우리 아빠는 외계인 사냥꾼을 소개합니다. 모처럼 고퀄리티의 영상을 가진 시리즈가 공개된 것 같은데요, 그럼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평범한 별거 가정의 자녀 숀과 리사는 숀의 생일을 맞아 늘 바쁜 아빠와 함께 주말을 보내기로 했어요. 아빠 테리는 자신의 일 때문에 가정에 신경 쓰는 것에 서툰 보통의 아빠랍니다. 각자의 학교 생활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숀과 리사는 아빠와의 주말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어요. 마침내 아빠와 만나게 된 숀과 리사는 아빠와의 트립을 기대하지만, 아빠는 갑작스러운 일을 .. 2023. 2. 18.
D+194 구독, 좋아요, 댓글, 알림 설정 부탁 드려요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에 오게 되면서 아내는 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 직장생활을 10년 이상 한 사람이 갑자기 집에 있으면서 집안일에만 갇혀 있으면 견디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10년 전 미국 생활 마지막 때, 아내가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서 원래 살던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뉴욕에 살게 되었는데, 당시에 돌이 안된 갓난쟁이 딸아이 때문에 내가 집에만 갇혀 있다가 우울증과 비슷한 증세를 보인 적이 있기도 했다. 아내는 내가 이번 미국 생활에서도 그럴까 봐 걱정했던 것이다. 나는 고민 끝에 소일거리도 하고 수익화에 성공해 ‘학원비’라도 벌어볼 겸(?) 블로그(브런치)와 유튜브를 시작하기로 했다. ​ 새로운 소일거리 도전이라 했지만 나의 유튜브 도전기는 꽤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위에서 말했던.. 2023.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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