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89 내 헤어 디자이너는 미국 대학원생 십 년 전 한국에 돌아오게 됐을 때, 좋았던 것 중 하나는 다시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미국 유학 생활을 하면서 미용실에 간다는 것은 사치 중에 하나였는데, 아무래도 원래 비용이 싸지 않은 데다 디자이너에게 팁까지 줘야 하니 선뜻 미용실을 가기가 쉽지 않았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영어로 머리를 어떻게 잘라달라고 해야 할지 잘 알지 못했다. 나는 미국 유학을 이십 대 후반에 간 것이어서 일반 생활 영어 실력이 매우 부족한 편이었는데, 특히 자주 방문하지 않는 미용실, 병원에서 사용하는 말들을 잘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던 시절에도 미용실에는 정말 잘 안 가게 되었다. 그래서 지난 유학 시절 6년을 미국에 살면서 단 한 번도 미용실에 가본 적이 없다.. 2022. 11. 27. D+86 아이와 박물관 가는 돈이 그리 아깝더냐? 며칠 전부터 학교에서 오는 이메일 가정통신문에서 이번 수요일에는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다는 안내를 보았다. 갑자기 뜬금없이 학교를 가지 않는다기에 무슨 공휴일이나 명절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라고 한다. 아이들의 22-23학년도의 첫 번째 분기가 끝나서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지만, 선생님들은 근무하는 날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중간 성적을 내고 분기에 대한 행정처리를 하는 날이 아닐까 싶었다. 어쨌든 뜬금없이 평일에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으니, 아이와 함께 뭘 하고 시간을 보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주말에는 어디를 방문하든 사람이 많아 쉽게 지칠 수 있으니 인기가 많은 곳은 잘 방문하지 않게 되는데, 이번엔 평일인데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으니 그런 곳을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나와 .. 2022. 11. 27. 미션 축구: 돌연변이를 무찔러라 리뷰 *이 글은 유튜브에서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vc3b57-mzH4 안녕하세요, 애니 보는 아빠 제이콥 와이입니다. 드디어 전 세계인의 축구 축제 2022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했죠? 가족, 친구들과 함께 모여 응원할 계획을 많이 세우고 계실 텐데요, 가족이 있는 우리들은 가족끼리 둘러앉아 응원하면 좋잖아요. 그런데, 아이가 축구 보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다면 어쩌죠? 콘텐츠를 통해 축구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하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소개하는 오늘의 작품은, 넷플릭스에서 월드컵을 맞이해 공개한 미션 축구: 돌연변이를 무찔러라입니다. 네 명의 친구들이 축구 올스타전의 티켓을 구하려 애쓰는 도중, 그들의 최고 축구스타 즐라탄을 만나게 되었어요. 즐라탄은 네 친구의 열정과.. 2022. 11. 26. 엘리멘탈 티저 예고편 공개 *이 글은 유튜브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IWRAJVKKEVE 안녕하세요, 애니 보는 아빠 제이콥 와이입니다. 한국 시간으로 11월 18일 새벽, 픽사의 2023년 기대작 엘리멘탈의 티저 예고편이 공개되었습니다. 엘리멘탈은 물, 불, 공기, 흙, 네 가지 종류의 원소가 함께 어울려 번성하며 살아가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불 같은 젊은 여성 엠버가 물 흐르는 듯한 웨이드를 만나 서로 근원적인 공통점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답니다. 이번에 공개된 티저 예고편 영상은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탄 엠버가 그 안에서 웨이드를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엠버가 지나치는 승객의 모습을 통해 네 가지 원소를 가진 종족들의 특성을 재기 발랄한 상상력으로 묘사한 것이 인상적이었습.. 2022. 11. 26. D+81 무서워서 못 하는 남자, 무서워서 해치우는 여자 '띵 띵~’ ‘응? 무슨 소리야?’ ‘타이어 기압이 안 맞는다네. 정비를 받아 봐야겠는데?’ 며칠 전, 산 지 두 달 정도 된 나의 새로운 미국차에서 처음으로 경고등이 떴다. 연식과 마일리지가 조금 된 중고차를 사면 여러 가지 정비 이슈가 생기는데, 그 첫 현상이 생긴 것이다. 내가 산 중고차는 지난번에도 말했듯, (이 글 참조) 2011년 독일 M사의 4륜 구동을 지원하는 준중형 세단이다. 참고로 이 정도 연식의 차량은 건실한 일본, 한국의 브랜드 준중형 차량보다 독일 브랜드의 준중형 차량이 더 저렴하다. 이유는 바로 일본차나 한국차의 정비가 훨씬 용이하고 저렴하기 때문이다. 반면 독일차는 정비 비용이 비싸고 부품 수급도 쉽지 않다. 처음에는 안전한 독일차를 구매했다며 안심했다가 정비를 받을 생각을 하.. 2022. 11. 25. D+78 미국 동부에서의 월동 준비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군대 제대할 때까지, 근 20년 동안 단독주택에 살았다. 서울엔 몇몇 단독주택 단지들이 남아있는 곳들이 있는데, 그중에 한 곳인 성북구 돈암동 일대에 집이 있었다. 단독주택에 살면 왠지 엄청나게 부유한 삶을 산 게 아닌가 생각하겠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것이, 흔히 생각하는 성북동이나 한남동의 근사한 단독주택촌이 아니라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쌍문동 동네에 더 가까운 분위기였다. 단독주택에 살면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몇 가지 단점들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겨울에 정말 많이 춥다는 것이다. 몇 살 때까지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짧게 연탄을 때던 시절도 있었고, 리모델링 후에는 보일러로 온돌을 땠지만 아버지가 1년에 한두 번 정도 기름을 배달해서 보일러에 넣어.. 2022. 11. 25. 2-3 장밋빛 해외 이주 준비? 과호흡 유발할걸? 오랫동안 기대려 왔던 미국행이 확정되자,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미국 이주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사를 해도 마찬가지지만 이주를 준비하는 것은 투 트랙으로 준비해야 하는데, 하나는 국내의 지금 생활을 정리하는 것, 다른 하나는 미국에서의 미래 생활을 준비하는 것이다. 초반에 설레는 마음이 컸기 때문일까? 한국생활의 정리보다는 미국 생활의 준비에 집중했다. 아무래도 미국 생활의 준비는 대부분 뭘 사고, 살 집을 구경하고 이런 일들이라서 훨씬 더 설레고 재밌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내가 합격한 학교가 위치한 지역은 나에게 익숙한 지역이나 도시는 아니었다. 이십 대 말, 삼십 대 초반을 미국에서 보냈지만, 마지막 6개월 정도의 뉴욕 생활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을 서부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살았기 .. 2022. 11. 22. 마법에 걸린 사랑 2 프리뷰 *이 글의 내용은 유튜브에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WQFzjStcnOs 안녕하세요, 애니 보는 아빠 제이콥 와이입니다. 오늘은 11월 18일에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되는 실사 오리지널 영화 “마법에 걸린 사랑 2”를 소개하려고 해요. 그럼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마법에 걸린 사랑 2는 지난 2007년 개봉했던 디즈니의 실사 영화 “마법에 걸린 사랑”의 후속작이에요. 이번에 15년 만에 후속작으로 나오는 이 작품은 전작의 두 주인공이었던 에이미 아담스, 패트릭 뎀시를 비롯한 원작 캐릭터들이 다시 등장해 “Happily ever after’의 뒷 이야기를 다룬답니다. 원작은 2007년 당시 미국의 어린이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번에도 막 십 대에 들어선 어린.. 2022. 11. 19. D+75 카카오 먹통 사태를 보며 미국에서 든 생각 토요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습관적으로 브런치, 블로그, 유튜브 등의 개인 채널 조회수를 확인했다. 마치 방송국이나 제작사 시절 시청률을 확인하듯. 아직 웹 작가, 크리에이터로서 성과를 거둔 것은 없지만, 그래도 조회수의 등락이 매일 글쓰기와 콘텐츠 제작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오늘은 브런치와 티스토리 블로그 모두 먹통이다. 무슨 일이지? 한국 포털에 들어가 뉴스 기사를 훑어보는데, 카카오 데이터 센터에 불이 났단다. 카카오 데이터 센터가 입주해 있는 건물은 내가 4개월 전까지 다니던 회사에서 불과 5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건물이다. 내 자리에서 고개만 들면 보이는 건물. 그런데 그 건물 안에서 불이 났고, 이로 인해 모든 카카오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한다.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 동포.. 2022. 11. 18. D+70 미국에선 정말 분리수거 안 해도 되나요? 미국에선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자면 가정에서 쓰레기 분리배출을 하지 않는다. 즉 쓰레기는 모두 커다란 봉지 하나에 때려 담아 커다란 덤스터 쓰레기통에 때려 넣는다. 음식물 쓰레기도 분리배출하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면 배출을 아예 하지 않는다. 그저 배수구에 쑤셔 넣고 그라인더로 갈아 하수구로 흘러내려 보낸다. 한국에서 가사에 익숙해 쓰레기 분리배출을 실천하던 사람들에게, 이런 행동은 엄청난 죄책감으로 돌아온다. ‘아니, 이렇게 쓰레기를 버려도 돼? 환경오염이 심하다고 하는데,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 이렇게 하다니 정말 너무 한 거 아냐?’ 그래서 양심에 비추어 분리배출을 하려고 해도, 따로 담을 곳이 없어 분리배출이 불가능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에 충격받고 미국 사람들은 재활.. 2022. 11. 18. 이전 1 ··· 43 44 45 46 47 48 49 ··· 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