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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민준비3

2-2 일상을 멈출 시기를 정하다 아내가 학교를 정한 이후, 이제 본격적으로 미국으로 갈 준비를 해야 했는데, 미국을 가는 준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하나는 이곳 생활을 마무리하는 것, 다른 하나는 그곳 생활을 준비하는 것이다. 어쩌면 가장 처음 정해야 할 것은 우리가 언제 한국에서의 일상을 멈출 것인가에 대해서였다. 아내는 재택근무로 외국계 IT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집에서 일할 수 있어서 아이를 도우미 없이 등하교시킬 수 있었고, 몇 개 되지 않지만 학원에 등 하원도 시켜주고 있었다. (사실 정말 미친 스케줄이다) 아이는 막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갔다. 작년까지는 팬데믹으로 격일 등교, 격주 등교 등으로 스케줄이 엉망진창이었는데,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전면 등교가 시작되었다. 나는 애니메이션 회사에 출퇴근 근무를 하고 있었다... 2022. 11. 14.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아내가 가장 가고 싶어 하던 학교의 불합격 통보를 받을 무렵, 내가 다니던 회사의 분위기가 묘해지기 시작했다. 새해의 연봉협상이 올해 들어 한 달 가까이 늦어졌다. 사장님께 각 직원에 대한 연봉을 보고 드렸는데, 아직 결재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흉흉한 소문도 돌았다. 새로운 해에는 성과 지표를 모두 수치화해서 절대 평가로 연봉 협상을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당장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점점 빡빡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연봉 협상에선 역대로 낮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수치로만 따지면 크게 차이 나지 않았지만, 뭔가 일 년 동안 진행한 업무에 대한 질책을 받는 듯한 느낌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일 년 동안 진행했던 업무에서 진도가 나가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던 터라 자격지심이 있.. 2022. 10. 24.
D-5 우왕좌왕 제이콥 씨 아침에 눈을 떠 거실을 바라보는데 마음이 무겁다. 아직도 많은 물건들이 가방도 쓰레기 봉지도 아닌 곳에 있기 때문이다. 아내는 하나씩 차근차근하면 된다며 초조해 말라고 하지만, 난 가슴이 답답해 온다. 나만의 특징인 것 같다. 시간을 계산해 보면 당연히 이번 주 주말까지 마칠 수 있음을 알지만, 그냥 하루빨리 이 모든 물건들이 다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오전에 처리해야 할 관공서 일이 몇 가지 있었다. 주민센터(아직도 동사무소가 더 익숙한 세대다)에 가서 해외 체류신청을 하고, 우체국에 가서 친지들에게 일부 소모품들을 나눠주는 소포를 보내야 헸다. 싱글이어서 부모님 댁에 살 때는 이런 건 특별히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주민 등록이 부모님 댁으로 되어 있었으니까. 그런데, 한 가정을 이루어 살고.. 2022.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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