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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준비6

2-8 좋은 일도 걸림돌이 되는 순간 우리 부부에게 하나 있는 딸은, 내가 미국에서 유학을 하던 시절 태어났다. 국적에 있어서 속지주의를 택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모두 국적을 부여한다. 그래서 우리 딸은 이중국적자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원칙적으로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지만, 이렇게 예외적으로 속지주의를 택하는 나라에서 태어난 자국민의 경우에는 22세가 되기 전 한국에서는 미국 국적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해야지만 복수 국적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어쨌거나 우리 딸은 미국인이다. 미국인 딸과 함께 미국에 가는 과정을 준비하고 있는 입장에서, 아이가 미국인인 게 얼마나 편하겠냐 싶겠지만, 나에게 딸이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마냥 좋은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여러 가지 실수나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여러 준비 업무를 진행.. 2022. 12. 31.
2-5 해외이주? 혼자 다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생활을 했던 나는 미국 이주에 대한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 자신감이라 함은 이런 거다. 이미 한 번 살아봤으니 웬만한 제도나 행정적인 부분들은 다 알고 있고, 다른 사람들처럼 정착이나 이주에 대한 시행착오 없이 착착 진행해 낼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실질적인 이주 준비를 시작하기 전까지, 아무런 걱정도 없이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자신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이유에는 세 가지 정도가 있었다. 첫 번째는 과거의 기억이 조작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마치 과거에 내가 미국에 살 때, 무슨 일이든 잘 진행하고 잘 적응했었던 것으로 착각했다. 모든 제도에 대한 것도 빠삭했었다고 오해했다. 10년이 지나고 나니 정말 누구의 말처럼 사람의 .. 2022. 12. 6.
2-2 일상을 멈출 시기를 정하다 아내가 학교를 정한 이후, 이제 본격적으로 미국으로 갈 준비를 해야 했는데, 미국을 가는 준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하나는 이곳 생활을 마무리하는 것, 다른 하나는 그곳 생활을 준비하는 것이다. 어쩌면 가장 처음 정해야 할 것은 우리가 언제 한국에서의 일상을 멈출 것인가에 대해서였다. 아내는 재택근무로 외국계 IT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집에서 일할 수 있어서 아이를 도우미 없이 등하교시킬 수 있었고, 몇 개 되지 않지만 학원에 등 하원도 시켜주고 있었다. (사실 정말 미친 스케줄이다) 아이는 막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갔다. 작년까지는 팬데믹으로 격일 등교, 격주 등교 등으로 스케줄이 엉망진창이었는데,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전면 등교가 시작되었다. 나는 애니메이션 회사에 출퇴근 근무를 하고 있었다... 2022. 11. 14.
희망 회로 1 아내가 얼추 대학원 지원을 마무리하고, 합격 여부, 혹은 인터뷰 요청 연락만을 기다리는 시간이 계속되었다. 처음에는 학교를 쓰기만 하면 다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어디는 가면 불편해서 못 산다며 지원서를 쓰지 말라고 하기도 하고, 어디는 학교가 싼 티 난다며 지원을 꺼려하기도 했다. 이렇게 쓴 모든 학교에서 다 합격하고 나면 어디를 가야 하나 행복 회로를 돌려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아서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학교에 지원하지 않은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된다. 다른 한 편으로는 미국을 가기로 결정을 하면서 생각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었지만, 나의 경력 단절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했다. 이제는 아내의 합격을 기다리는 입장이 되고 나니, 나의 퇴.. 2022. 10. 14.
우리에겐 플랜 B가 있습니다! 아내의 미국 대학원 박사 지원이 진행되면서 아내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십 수개, 어떤 지원자들은 수십 개의 학교에 지원한다고 하니, 너무 적은 학교에 지원하는 것은 아닌지, 만약 다 떨어져 버리면 우리 가족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걱정되었나 보다. 그래서 마감일을 며칠 앞두고 앞선 글에서처럼 수많은 학교에 폭풍 지원에 나섰다. 아내의 불안감은 아내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아내가 학교 지원에 나서기 전까지는 미국 이주 준비를 한다는 실감이 나지 않기도 했고, 워낙 자기 일은 잘하는 사람이니 어디든 떨어진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지원과 결과 발표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나의 불안감도 조금씩 고개를 내밀었다. 여전히 아내의 합격을 의심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만약에… 라는 .. 2022. 10. 12.
나도 슬슬 준비를 시작한다 날씨가 선선해질 무렵 아내의 본격적인 대학원 입시가 시작되었고, 다양한 지역과 학교가 언급되기 시작했다. 아내가 지원할 학교와 지역은 세네 군데로 좁혀졌고, 학교 지원이 시작되었다. 아내는 머리를 감싸 쥐고 지원서류들을 정리해 검토에 들어가는 등 학교 지원 준비 과정에 돌입했다. 물론 대학원 진학은 아내가 하겠지만, 나도 준비할 것들이 제법 있었다. 물론 이주 준비, 이사 준비도 해야겠지만, 한국의 생활을 정리할 다양한 준비도 병행해야 했다. 유형의 준비 외에도 여러 무형의 준비도 해야 했는데, 그중에 하나가 짧지 않은 기간을 다닌 회사 생활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퇴사를 할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꽤나 인정받으면서 이 회사를 다녀왔다. 좋은 기회로 입사해서, 힘들었지만 열심히 일했고, 나름 성과도 냈다. 조.. 2022.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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