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유학2 해는 뜬다! ‘자기야’ ‘응?’ ‘나, 붙었나 봐’ ‘응?’ 저녁 8시, 집안일을 모두 마친 뒤, 아내는 소파에 앉아 티브이를 보며 휴대폰의 이메일을 정리하고 있었고, 난 그 옆의 실내 자전거에 올라 운동을 하고 있었다. ‘ㅇㅇ대학의 박사과정 담당자인데 축하한다는데?’ 아내가 캘리포니아의 꿈꾸던 학교에서 불합격 소식을 들은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서였다. 나는 7년 근속으로 받은 리프레시 휴가로 집에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아이와 함께 시간도 보내고 아내가 재택근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쓴 휴가였다. 아이가 방학 동안 집에만 있다 보니 아내의 업무가 많이 어려워진 상황이었는데, 학기가 시작되면 그나마 학교 가 있는 동안은 일이 수월해질 수 있을 것 같아, 방학 동안에 아내.. 2022. 10. 28. 처음엔 막연하게 망상했다 ‘그래, 가자. 이제는 정말 가자.’ 여기서 죽도록 살기 싫은 것도 아니었다. 막연한 동경에 빠져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좀 늦긴 했지만 직장에서 자리도 잘 잡았고, 이제는 진짜 올라갈 일만 남았다. 정말 지옥 같았던 육칠 년이 지나고 나니, 이제는 조금씩 행복이 느껴지는 삶을 살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오히려 해외로 나가게 되면 고생길이라는 것도 알았다. 난 이십 대 후반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상태로 유학생활을 했고, 젊은이의 낭만으로 그 시절을 버텼을 뿐 절대 쉬운 생활이 아녔다. 지금 가게 되면 그때와 다름없는 여러 문제를 떠안은 채 책임질 식구는 더 늘게 된다. 직장을 바라고 가는 것도 아니다. 지출에 대한 대강의 계획이 있기는 하지만, 백 프로는 아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지 .. 2022. 9. 23.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