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3 D+17(2) 미국 운전면허 교환기2: 지옥과 천당 난 오른쪽 눈이 매우 안 좋다. 정확한 사유는 알지 못한다. 스무 살 이후로 계속 나빠졌고, 나중엔 교정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안경을 끼면 선명해지는 부분은 있지만, 상이 갈라져 보여서 글씨 판독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주안이 왼쪽 눈인 데다가, 교정시력이 거의 1.0까지 나와서 생활하는 데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애니메이션을 하는 피디 입장에서 그저 스테레오 스코핑 필름(3D 안경 끼고 보는 입체 영상)은 못 만들겠다며 웃고 넘어갔던 정도랄까? 그런데 교통국에서의 시력 검사 장비는 이런 양쪽 눈의 짝짝이 시력을 잡아내는 장비였나 보다. 왼쪽 눈으로는 도저히 가운데에 있는 숫자가 보이지 않았다. 오른쪽 눈으로 봐야 하는 숫자들이었지만, 내 오른 눈은 그 숫자들을 보지 못한다. 직원은 .. 2022. 10. 28. D+9(1) 갑작스레 떠난 원데이 로드트립 일주일 전 차량구매와 운전 면허, 그리고 영사관 면허증 번역 사이에서의 상관 관계를 언급한 바 있었다. 어찌저찌 정보를 통해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즈음해서 영사관 예약이 오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 시름 놓고는 시간에 맞추어 예약 사이트에 들어갔지만, 오픈된 예약 날짜는 지금으로부터 3주 후이고, 그 이야기는 면허를 받는 일정이 한없이 미뤄져 내가 차를 구할 수 있게 되는 시기는 빨라야 9월말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완전 좌절하고 있는데, 중간중간 들어가면 예약 취소건이 있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정말 틈만 나면 영사민원 홈페이지를 들락날락… 휴대폰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마침내! 이번주 수요일에 영사관 예약 자리가 난 것을 찾아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 2022. 10. 21. 그녀가 합격을 했다 ‘자기야.’ ‘응?’ ‘나, 붙었나 봐.’ ‘응?’ 집안일을 모두 마친 뒤, 아내는 소파에 앉아 티브이를 보며 휴대폰의 이메일을 정리하고 있었고, 난 그 옆의 실내 자전거에 올라 운동을 하고 있었다. ‘ㅇㅇ 대학교의 박사과정 담당자인데 축하한다는데?’ 아내가 조금 멍한 말투로 말한다. 나의 반응 또한 굼뜨다. ‘... 응?’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평일 저녁 시간에 아내는 덜커덕 합격 메일을 확인했다. 어안이 벙벙했다. 계속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몇몇 학교에서의 리젝션 메일에 속상했던 일이 불과 며칠 전이었는데. 그럼에도 뭔가 초 현실적인 상황이었다. ‘이거 아무래도 스팸인 것 같아.’ 얼마나 초 현실적이었으면 아내는 그렇게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메일에 몇 문장 없었다. 대.. 2022. 9. 22.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