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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준비5

2-9 주민센터와 은행은 우리 집 안방?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주하기 위해서는 여러 행정적인 절차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지난번에 언급했던 입학 허가 서류(합법 체류를 위한 서류)와 비자(합법 입국을 위한 서류)다. 이 두 개의 서류는 반드시 순서대로 신청 및 발급을 받아야 하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서류를 발급받고 준비해야 한다. 이 시기가 되면 관공서와 은행을 그야말로 제집 안방처럼 드나들어야 했다. 수많은 서류들을 발급받아야 했고, 은행 잔고 증명도 필요했다. 참고로 시대가 많이 달라져서 (! 늙은이 분위기?) 온라인으로 대부분의 서류 발급이 가능하다. 영문 주민등록등본은 물론 주민센터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문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은 모든 문서를 고퀄리티로 인쇄할 수 있는 좋은 프.. 2023. 1. 3.
2-5 해외이주? 혼자 다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생활을 했던 나는 미국 이주에 대한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 자신감이라 함은 이런 거다. 이미 한 번 살아봤으니 웬만한 제도나 행정적인 부분들은 다 알고 있고, 다른 사람들처럼 정착이나 이주에 대한 시행착오 없이 착착 진행해 낼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실질적인 이주 준비를 시작하기 전까지, 아무런 걱정도 없이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자신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이유에는 세 가지 정도가 있었다. 첫 번째는 과거의 기억이 조작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마치 과거에 내가 미국에 살 때, 무슨 일이든 잘 진행하고 잘 적응했었던 것으로 착각했다. 모든 제도에 대한 것도 빠삭했었다고 오해했다. 10년이 지나고 나니 정말 누구의 말처럼 사람의 .. 2022. 12. 6.
희망 회로 1 아내가 얼추 대학원 지원을 마무리하고, 합격 여부, 혹은 인터뷰 요청 연락만을 기다리는 시간이 계속되었다. 처음에는 학교를 쓰기만 하면 다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어디는 가면 불편해서 못 산다며 지원서를 쓰지 말라고 하기도 하고, 어디는 학교가 싼 티 난다며 지원을 꺼려하기도 했다. 이렇게 쓴 모든 학교에서 다 합격하고 나면 어디를 가야 하나 행복 회로를 돌려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아서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학교에 지원하지 않은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된다. 다른 한 편으로는 미국을 가기로 결정을 하면서 생각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었지만, 나의 경력 단절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했다. 이제는 아내의 합격을 기다리는 입장이 되고 나니, 나의 퇴.. 2022. 10. 14.
우리에겐 플랜 B가 있습니다! 아내의 미국 대학원 박사 지원이 진행되면서 아내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십 수개, 어떤 지원자들은 수십 개의 학교에 지원한다고 하니, 너무 적은 학교에 지원하는 것은 아닌지, 만약 다 떨어져 버리면 우리 가족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걱정되었나 보다. 그래서 마감일을 며칠 앞두고 앞선 글에서처럼 수많은 학교에 폭풍 지원에 나섰다. 아내의 불안감은 아내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아내가 학교 지원에 나서기 전까지는 미국 이주 준비를 한다는 실감이 나지 않기도 했고, 워낙 자기 일은 잘하는 사람이니 어디든 떨어진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지원과 결과 발표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나의 불안감도 조금씩 고개를 내밀었다. 여전히 아내의 합격을 의심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만약에… 라는 .. 2022. 10. 12.
D-5 우왕좌왕 제이콥 씨 아침에 눈을 떠 거실을 바라보는데 마음이 무겁다. 아직도 많은 물건들이 가방도 쓰레기 봉지도 아닌 곳에 있기 때문이다. 아내는 하나씩 차근차근하면 된다며 초조해 말라고 하지만, 난 가슴이 답답해 온다. 나만의 특징인 것 같다. 시간을 계산해 보면 당연히 이번 주 주말까지 마칠 수 있음을 알지만, 그냥 하루빨리 이 모든 물건들이 다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오전에 처리해야 할 관공서 일이 몇 가지 있었다. 주민센터(아직도 동사무소가 더 익숙한 세대다)에 가서 해외 체류신청을 하고, 우체국에 가서 친지들에게 일부 소모품들을 나눠주는 소포를 보내야 헸다. 싱글이어서 부모님 댁에 살 때는 이런 건 특별히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주민 등록이 부모님 댁으로 되어 있었으니까. 그런데, 한 가정을 이루어 살고.. 2022.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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