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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국에 산다!/주부 남편 아빠 미국 정착 일기

D+270 나의 최근 게으름에 대한 4가지 핑계

by jcob why 2023.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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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브런치, 블로그 글을 건너뛰었다. 회사 퇴사 이후에 미국 이주 과정과 우리의 일상을 공유하기 위해 작년 6월 이후 한 주도 쉬지 않고 브런치와 블로그에 글을 올려 왔는데, 지난주 처음으로 글을 올리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분명 글쓰기의 열정과 부지런함이 조금 줄어든 것은 분명한 것 같지만, 몇 가지 변명거리는 있다.


  • 단순해진 생활

‘미국 정착 일기’라는 매거진/카테고리 이름만큼,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하고 일상생활에서의 비슷한 점, 다른 점들을 다양하게 풀어내고 싶어서 시작한 글이었다. 처음 글을 쓰는 한국 출국 일주일 전부터 첫겨울을 나기까지는 정말 버라이어티 한 일들이 많았다. 한국 생활 정리하고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이곳까지 와서 의식주를 이슈 없이 해결하기 전까지, 아내가 아이가 학교 잘 등교하고 정상적인 생활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정말 하루하루가 정신없었다. 어떻게 단 하루가 그냥 지나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그런데 나름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정착한 지 육 개월 이상 지나가면서 나의 생활이 단순해지기 시작했다. 아내에게는 학교에서 교수와의 갈등도 있고, 연구 주제에 대한 걱정도 있고, 수업 과제에 치이기도 하고 여러 일들이 있었다. 아이도 미국의 초등학교에 적응은 잘했지만, 시기에 따라 과제도 하고, 시험도 보고 학사 일정에 따라 워낙 바쁜 데다, 교우 관계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어느 정도 위태위태한 정착 과제들을 모두 마치고 나니까, 나한테는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그냥 늘 똑같은 일들 뿐이다. 만나는 사람도 아이가 스쿨버스 탈 때 보는 스쿨가드 조이 외엔 아무도 없다. 즉, 나의 정착일기에 적을 내용은 점점 줄어갔다.

  • 아내의 학년 마지막 주

다사다난했던 아내의 박사과정 1학년이 이번 주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그런데 아무래도 학부생들의 학기 마지막과는 달리, 시험보다는 과제와 페이퍼가 많다 보니 아내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아무래도 첫 학년의 마무리라 경험도 아직 없어, 더 긴장하면서 학년을 마무리하고 있다. 밤낮 할 것 없이 페이퍼를 쓰고, 기획안을 쓰고, 교수와의 미팅을 하고 하다 보니, 생활도 불규칙적이고 피로도 쌓여서 내가 뒷바라지할 일이 많아졌다. 물론 내가 같이 바빠질 정도는 아닌데, 워낙 루틴이 깨지면 정신을 못 차리는 개인적인 특성상, 꾸준히 글을 쓰기가 어려워졌다.

  • 날씨는 또 왜 이래?

아직 이곳에 온 지 일 년이 되지 않아서 날씨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곳의 날씨가 한국의 강원도 정도의 날씨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어서, 3월까지 날씨가 추울 수 있다는 것은 예상할 수 있었다. 강원도에서 군생활 하다 보면 4월 초까지는 제설 작전도 나가고 하니까, 여기도 그럴 수 있겠지 했다. 아니나 다를까 3월이 넘어가자 날씨도 따뜻해지고 꽃도 피는 등, 봄을 느낄 수 있었다. 장을 보러 나가면 꽃도 팔고 씨앗에 모종까지, 봄을 느낄 것들이 많았다.

그런데 다시 한파가 찾아왔다. 지난주부터 기온이 뚝 떨어지더니 최저 기온이 0도 1도에 육박했다. 선풍기를 꺼내고 에어컨을 틀다가, 다시 히터를 꺼내야 했다. 5월을 눈앞에 두고 이게 무슨 일인가. 여름을 코앞에 두고 추위에 몸이 움츠러 드니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 흥해라 유튜브!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성공하리라 마음먹으면서 브런치 블로그와 같은 활자 콘텐츠 외에도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 그리고 유튜브도 꽤나 열심히 제작해 업로드해 왔는데, 그중에서 가장 빨리 사람들의 반응을 얻었던 매체는 브런치였다. 아무래도 해외 생활이라는 주제와 남편이자 주부인 나의 특수한 신분의 특성이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의 진짜 전문분야는 아무래도 영상 매체다 보니, 유튜브 영상 제작에 신경을 훨씬 더 많이 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두 달여 전 글에도 썼듯, 유튜브 이용자들의 관심을 전혀 받지 못해 꽤나 스트레스를 받아 왔었다. 좌절하면서도 나의 전문 분야인 키즈 콘텐츠를 비롯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중이었는데, 마침 영어로 제작한 Nursery Rhyme이 이용자들의 관심을 조금씩 받기 시작했다. 한 달 전부터 구독자와 조회수가 조금씩 늘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구독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일이 생겼다!

워낙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키즈 콘텐츠와 키즈 애니메이션에 대한 내용을 담는 유튜브 채널이어서 관심을 받기가 어려웠는데, 유튜브 채널이 관심을 받으니 몸이 공중에 붕 뜬 기분이었다. 브런치에서 처음 관심을 받기 시작할 때처럼 영상 만들기에 진심을 담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글쓰기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 했던가? 이런저런 이유도 있지만, 약간의 게으름과 권태도 한몫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다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열심히 콘텐츠 제작에 힘을 써 보고자 한다. 정착 일기는 꾸준히 쓰려고 한다. 꼭 주부 남편의 미국 정착일기 만은 아닐 수도 있지만, 일기는 꽤나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삶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는 나침반이 되곤 한다. 이번에도 브런치에 일기를 올리지 않은 단 일주일 덕분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얼마나 자주일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꾸준히 일기를 쓸 것이다.

새로운 활자 콘텐츠도 기획하고 있다. 전에 다른 매거진/카테고리를 통해 정기 연재했던 ‘애니 보는 아빠’처럼, 정기 연재할 만한 소재를 기획하고 있다. 뻔히 10월이 되면 브런치에서 하게 될 브런치 북 응모를 위해 연재 방식이 아닌 바로 단행본을 쓰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 콘텐츠를 활용해 돈을 버는 초석을 올해 안에 다지고 싶은데, 브런치/블로그에서의 활자 콘텐츠들도 그 한 측면이 되었으면 한다.

혹시 제 글을 기다리는 분들이 계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외로운 미국 생활에서 구독자 분들의 작은 관심이 1년 가까이 소득도 없는 글쓰기와 콘텐츠 제작을 지속하게 해 주는 원동력이었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꾸준한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P.S. 아 그리고 저에 대한 관심이 있으시다면, 아래의 유튜브도 구독… 을.. @! 45ㅅㄱ987

애니 보는 아빠(All About Ani) : https://www.youtube.com/@AllAboutAni

제이콥 와이(jcob why) : https://www.youtube.com/@jcob_why

Nursery Rhymes Genie : https://www.youtube.com/@NurseryRhymeGenie

Photo by Jessica Johnsto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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