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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유학5

2-8 좋은 일도 걸림돌이 되는 순간 우리 부부에게 하나 있는 딸은, 내가 미국에서 유학을 하던 시절 태어났다. 국적에 있어서 속지주의를 택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모두 국적을 부여한다. 그래서 우리 딸은 이중국적자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원칙적으로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지만, 이렇게 예외적으로 속지주의를 택하는 나라에서 태어난 자국민의 경우에는 22세가 되기 전 한국에서는 미국 국적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해야지만 복수 국적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어쨌거나 우리 딸은 미국인이다. 미국인 딸과 함께 미국에 가는 과정을 준비하고 있는 입장에서, 아이가 미국인인 게 얼마나 편하겠냐 싶겠지만, 나에게 딸이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마냥 좋은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여러 가지 실수나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여러 준비 업무를 진행.. 2022. 12. 31.
D+114 아내의 생일과 10년 만에 미국에서 영화 관람 우리 가족의 생일이 모두 하반기에 몰려 있어서, 올해의 생일은 모두 미국에서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 9월, 아이와 내 생일을 보냈고, 오늘 아내의 생일이다. 미국은 내일부터 추수감사절 연휴를 보낸다. 추수감사절은 매해 11월 넷째 주 목요일인데, 아내의 생일은 늘 이 언저리에 있다. 올해는 다행히(?) 아내의 생일이 추수감사절 전날이어서, 아내와 밖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추수감사절 전날이면 평일인데 왜 다행인지 묻는다면, 추수감사절 당일은 정말 어떤 가게도 문을 열지 않아서 집콕 외에는 옵션이 없기 때문이다. 아내와 무엇을 할지 고민을 하다가, 마침 개봉했지만 보지 못하고 있던 마블의 한 영화를 관람하러 극장을 찾기로 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모두가 공감을 하겠지만, 아이를 낳고 기르다 보니.. 2022. 12. 8.
D+78 미국 동부에서의 월동 준비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군대 제대할 때까지, 근 20년 동안 단독주택에 살았다. 서울엔 몇몇 단독주택 단지들이 남아있는 곳들이 있는데, 그중에 한 곳인 성북구 돈암동 일대에 집이 있었다. 단독주택에 살면 왠지 엄청나게 부유한 삶을 산 게 아닌가 생각하겠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것이, 흔히 생각하는 성북동이나 한남동의 근사한 단독주택촌이 아니라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쌍문동 동네에 더 가까운 분위기였다. 단독주택에 살면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몇 가지 단점들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겨울에 정말 많이 춥다는 것이다. 몇 살 때까지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짧게 연탄을 때던 시절도 있었고, 리모델링 후에는 보일러로 온돌을 땠지만 아버지가 1년에 한두 번 정도 기름을 배달해서 보일러에 넣어.. 2022. 11. 25.
D+44 미국 의료보험은 비싼 게 끝이 아니었다 미국에 오게 되면서 걱정이 가장 많이 되었던 부분이 바로 의료보험이다. 의료보험 하나 때문에 학교를 합격한 이후에도 미국에 와야 하나 걱정을 할 정도였다. 미국 의료보험에 대해 모두들 알고 있는 건 ‘비싸다’는 점이다. 국가에서 건강보험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한국과 달리, 민간 보험을 들어야 하는 미국은 그 금액이 매우 비싸고 보장 범위도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의료비가 워낙 천문학적인 금액이 드는지라, 울며 겨자 먹기로 보험에 가입한다. 거기에 학생 같은 경우는 보험 가입이 학교 입학의 필수 요건 중 하나다. 전에 싱글일 때는 한국에서 해외 체류 보험, 혹은 여행자 보험을 들고 왔었다. 하지만 그런 보험은 다치거나 아플 때는 보장을 해 주지만, 일반 검사나 백신, 검진 등은 보장을 해주지 않는 데다, 본인.. 2022. 11. 11.
처음엔 막연하게 망상했다 ‘그래, 가자. 이제는 정말 가자.’ 여기서 죽도록 살기 싫은 것도 아니었다. 막연한 동경에 빠져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좀 늦긴 했지만 직장에서 자리도 잘 잡았고, 이제는 진짜 올라갈 일만 남았다. 정말 지옥 같았던 육칠 년이 지나고 나니, 이제는 조금씩 행복이 느껴지는 삶을 살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오히려 해외로 나가게 되면 고생길이라는 것도 알았다. 난 이십 대 후반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상태로 유학생활을 했고, 젊은이의 낭만으로 그 시절을 버텼을 뿐 절대 쉬운 생활이 아녔다. 지금 가게 되면 그때와 다름없는 여러 문제를 떠안은 채 책임질 식구는 더 늘게 된다. 직장을 바라고 가는 것도 아니다. 지출에 대한 대강의 계획이 있기는 하지만, 백 프로는 아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지 ..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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