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는 미국에 산다!128

2-17 유학 출국 일주일 전에야 퇴사한 아내 *참고로 이 주제로 글을 쓰려하니 아내에게 엄청 미안합니다. 내 딴에는 아내가 이주 준비에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제가 일처리를 하기 위해 먼저 퇴사한 것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마지막 1분 1초까지 일하다가 미국에 가는 것이 되어버렸네요. 사, 사랑합니다!! ​ 모든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짐도 하나둘씩 처분되어가고 있었고, 어찌 되었든 아이의 학교문제도 모두 해결되었다. 자질구레한 행정 업무가 남아있기는 했지만, 그런 것들은 출국하기 전주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급할 것은 없었다. 8월 초가 출국이니, 7월 셋째 주, 넷째 주가 되어서는 나와 아이의 모든 신변 정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다. ​ 하지만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이 있었으니, 그건 아내의 퇴사다. 전의 글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 2023. 2. 28.
2-16 미국 이주의 정석은 ‘버리기’입니다 미국 비자 발급은 우리 가족의 이주 준비 속도를 확 끌어올렸다. 그전까지는 괜히 이렇게 집을 부치고 물건을 줄이고 있는데, 비자가 나오지 않으면 어쩌지? 하면서 이것저것 미루고 있었는데, 비자가 나온 시점부터는 진짜 빠르게 이주 준비를 해야 했다. 실제로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 학교를 조금 더 빠르게 확정 짓고, 빠르게 서류 작업을 진행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학교 오퍼를 받아들인 시점은 학교에서 요구한 데드라인에 근접해서였는데, 그러다 보니 여러 서류 작업의 시간이 걸리고 비자를 받는 시점도 너무 늦어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어쩌면 아내의 평생 커리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학교 선택이었고,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살아야.. 2023. 2. 21.
D+194 구독, 좋아요, 댓글, 알림 설정 부탁 드려요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에 오게 되면서 아내는 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 직장생활을 10년 이상 한 사람이 갑자기 집에 있으면서 집안일에만 갇혀 있으면 견디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10년 전 미국 생활 마지막 때, 아내가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서 원래 살던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뉴욕에 살게 되었는데, 당시에 돌이 안된 갓난쟁이 딸아이 때문에 내가 집에만 갇혀 있다가 우울증과 비슷한 증세를 보인 적이 있기도 했다. 아내는 내가 이번 미국 생활에서도 그럴까 봐 걱정했던 것이다. 나는 고민 끝에 소일거리도 하고 수익화에 성공해 ‘학원비’라도 벌어볼 겸(?) 블로그(브런치)와 유튜브를 시작하기로 했다. ​ 새로운 소일거리 도전이라 했지만 나의 유튜브 도전기는 꽤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위에서 말했던.. 2023. 2. 16.
2-15 비자 인터뷰, 아는 게 더 무섭더라 어찌어찌 여러 준비 사항들을 하나씩 해결해 가고, 가슴 졸였던 각종 서류의 굴레에서도 벗어났지만, 우리 앞에 나타난 다음 관문은 비자 발급이었다. 관광이 아닌 목적으로 미국을 가본 사람들이라면 미국 비자 발급은 굉장히 긴장감을 주는 과정 중에 하나다.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해외 출입국이 제한되는 상황이 지속되었기 때문에 비자 발급을 받는 절차도 과거와 차이를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비자 인터뷰의 규모가 확 축소되었고, 이에 따라 미국 비자 인터뷰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다. (물론 우편을 통한 인터뷰 면제 비자 신청 방법도 생겼지만, 여러 조건 상 우리는 그대로 인터뷰를 보기로 했다) 모든 서류를 모두 구비한 시점이 6월 초였는데 그때 예약할 수 있는 인터뷰 시점이 8월이었다. 이럴 수가. 비.. 2023. 2. 14.
D+186 반려견 디디의 대 탈주극 집에 있는 학부모로서 평일 낮 일과 시간에 하는 일 중 절대 놓쳐선 안 되는 일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딸아이의 등굣길을 데려다주는 것, 다른 하나는 하굣길에 데리러 나가는 것이다. 미국에선 초등학교 때까지는 혼자 등하교를 하면 안 돼서 학교 버스를 탄다고 해도 반드시 정류장으로 데리러 가야 한다. 아이의 등교시간은 아침 여덟 시 반, 하교 시간은 세 시 반. 아이 등하교 시간에 맞추어 낮시간 스케줄을 모두 맞추어야 하는데, 뭐 특별한 건 없다. 낮엔 주로 청소, 빨래 등 집안일이나 브런치, 블로그,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데 시간을 보낸다. 사실 언제 해도 상관없는 일들이다. 하지만 아이 등하교와 함께 시간을 맞춰서 해야 하는 일이 있으니, 그건 반려견 디디를 산책시키는 일이다. ​ 지난 십일월에 .. 2023. 2. 9.
2-14 취학(의무교육) 유예자가 된 딸아이이 우리나라의 초등, 중등 교육은 의무교육이다. 뭐, 너무 당연한 소리다. 모든 국민이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국가는 이를 보장해야 한다. 의무 교육은 사실 이를 뛰어넘는 이야기다. 모든 국민은 초등, 중등 교육을 받을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한 예외 사항은 아주 제한적이다. 거의 백 퍼센트에 가까운 학령인구의 어린이들이 의무교육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기에, 어린이 보호 법규와 제도 장치도 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위기 가정의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점검도 학교를 통해 이루어지고, 가정 폭력도 학교를 통해 발견된다. 이런 사회적 장치가 문제가 있거나, 불편하거나, 예외적 상황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너무나 식상한 단어라고나 할까? 그저 선언적인 내용이라고만 생각한 것이다. 도대체 누가 초등학.. 2023. 2. 7.
D+181 일 얘기에 빠진 아내들, 아이 교육 얘기뿐인 아빠들 점심 식사를 마친 후의 회사 뒤뜰엔 남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담배를 물고 대화가 한창이다. 대화의 테이블엔 온갖 주제가 오른다. 정치 얘기, 부동산 얘기, 주식 얘기, 해외 축구 얘기, 커리어 얘기 등. 마치 대한민국은 다 자기가 이고 있는 듯, 온갖 비판과 비난을 번갈아가면서 쏟아낸다. 집안 얘기는 잘 꺼내지 않는다. 간간히 자식 교육 얘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저 학원비가 비싸서 허리가 휘어진다는 정도? 그러다 십여분이 지나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썰물처럼 모두 사라지고 없다. 반면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자리한 아파트의 코너 골목 옆 카페에는 30대 주부 몇 명이 옹기종기 앉아 온갖 대화가 오가고 있다. 주로 아이들 학업, 성적, 혹은 학원, 특별 활동 등의 이야기를 나눈다. 은근 신경전이 장난 아니.. 2023. 2. 2.
2-13 아내의 예방 접종 기록을 찾습니다 미국의 학교에서는 입학 예정 학생들에게 예방 접종 기록을 요구한다. 기억이 다 나지는 않지만, 대부분 필수 예방 접종을 위주로 해서 기록을 요구한다. 거기에 팬데믹 시기라 코로나 19 예방 접종 기록 역시 요구했다. 미국에 가서 학교에 다니게 되는 사람이 두 명, 한 명은 아내, 다른 한 명은 우리 딸이다. 아이 같은 경우에는 예방 접종 기록이 전산화되어 있어서 기록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 우리 딸 같은 경우는 돌까지 미국에 있었는데, 미국에서 받았던 접종 기록 같은 경우는 (실물) 접종 카드를 처음 방문했던 소아과에서 보고는 전산 기록으로 넣어 주셨다. 그래서 만 열 살인 지금까지의 기록이 잘 남아 있었다. 질병관리본부(질병청) 홈페이지에서나 정부 24를 통해 예방 접종 증명서를 발급받으면 되었기 때문.. 2023. 1. 31.
D+170 29년 만에 바꾸는 냉장고, 1년도 못 쓰는 청소기 전의 글에서도 몇 번 등장한 적이 있는 조이는 딸아이 스쿨버스를 탑승할 때 정류장에서 어린이들의 안전을 관리해 주는 역할인 스쿨가드 여성이다. 60대 초반에 서른 살 아들과 스물넷 딸을 둔 평범한 백인 가정의 엄마이기도 하다. 옛날의 6년 유학 생활과, 지금의 미국 주부 생활 6개월을 통틀어 가장 가까운 일반 미국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하루에 두 번, 오전과 오후 십여분씩 대화를 하다 보니, 조이를 통해 일반 미국 사람의 삶과 생각을 많이 들을 수 있다. ​ 오늘 조이가 꺼낸 화두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대형 가전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금으로부터 29년 전, 자기가 결혼할 때 마련했던 대형 가전제품들이 최근에 고장이 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주엔 오븐 스토브 탑이 고장 나더니, 이번 주엔 냉장고가 고.. 2023. 1. 26.
2-12 출국을 앞두고 아내 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 미국은 의료보험도 비싸고, 의료비도 비싼 나라다. 출국하기 전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워낙 악명이 높았기에, 미국 출국이 확정된 이후로는 아내와 나, 딸아이까지 필요한 건강검진을 열심히 받았다. 아내는 회사에서 매년 건강검진을 지원해 줘서 이를 예약해서 받았고, 나 같은 경우는 회사에서 2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하는데, 다행히 올해가 검진받는 해여서 재빠르게 검진을 신청했다. 평소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검진을 미루다 미루다 연말이 되어서나 받고는 했는데, 올해(2022년)는 해가 넘어가자마자 검진을 신청했다. 아이는 초등학교에서 의뢰한 소아과 검진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보다 중요한 치과와 안과를 별도로 검사를 진행했다. ​ 건강 검진은 언제 받아도 겁이 난다. 괜히 몸 어디에 이상이 있을 것만 같고, .. 2023. 1. 24.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