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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생활5

D+51 과연 우리의 등굣길은 안전했을까? 아이가 학교 버스를 타는 시간이면 오십 대 중반 정도 돼 보이시는 스쿨 가드가 나오셔서 아이들의 학교 버스 승하차와 횡단보도 인전을 도와주신다. 우리 아이가 버스를 타는 곳은 아파트 오피스 앞인데, 학군 당국에서 고용한 소셜 워커로 여겨지는 스쿨 가드 분이 아이들의 승하차를 안전하게 도와주시니 만족감이 매우 높았다. 우리 정류장에는 두 대의 학교 버스가 서는데, 하나는 일반 배정 학교로 향하는 학교 버스 한 대와, ESL 클래스가 운영되는 조금 더 큰 학교의 학교 버스, 이렇게 두 대의 다른 버스가 선다. 원래라면 첫 번째 버스를 타고 그 학교로 모두 통학해야 하지만, 외국인 학생의 경우는 영어 수업에 익숙해질 때까지 ESL 수업이 진행되는 학교로 재배정되어 학교를 다니게 된다. 아무래도 오분 정도 간격.. 2022. 11. 12.
D+42 미국에서 처음 맞는 아이의 생일 사실은 첫 번째는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세 번째라고 해야 하나?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리고 첫 번째 생일, (보통 돌이라고 하지)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다. 아이의 열 번째 생일. 하지만 다시 미국에 와서 맞는 첫 번째 생일인 건 맞으니까. 아이가 가장 행복해했던 생일은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생일이 아닌가 싶다. 그때가 팬데믹 전이기도 했고 초등학교도 처음 들어가서, 아이의 반 친구들을 초대해 생일 파티를 열어주었다. 우리 아이는 안 먹지만, 피자에 치킨에 김밥에 케이크까지 생일파티에는 응당 있어야 할 것들은 모두 구색을 갖추어 차려주었다. 아이는 먹지는 않아도 주인 노릇을 똑똑이 해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역시 생일은 북적북적한 맛이 있어야 하는데, 애석하게도 아이의 생일이 학년이 시작한 지 불과 .. 2022. 11. 11.
D+29 아이의 미국 초등학교 로망2: 학교 버스 어느덧 아이 학교가 개학한 지도 일주일이 지났다. 워낙 처음부터 잘 적응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지낸 터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런데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아이의 학교 버스 스케줄이 확정되지 않은 점이었다. 노란색 클래식한 모양의 학교 버스. 미국 영화에서 미국 학교의 학교 버스가 등장하면 뭔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특유의 느낌이 있다. (물론, 배트맨 다크나이트에서 나오는 장면은 그렇지 않다) 커다란 나무가 우거진 공원 사이에 고즈넉하게 난 길에서 지나가는 학교 버스, 그리고 거기에서 내리는 아이. 내가 상상했던 미국에 오게 되었을 때 상상한 모습 중에 하나다. 아이도 그랬다. 그 노란색 학교 버스를 그렇게 타고 싶어 했다. 심지어 한국에서 학원 버스조차 타.. 2022. 11. 4.
D+28 아이의 미국 초등학교 로망1: 점심시간과 도시락 아이가 미국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를 보면서 나름 미국 학교에 대한 로망을 가진 것이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점심시간과 도시락이었고, 다른 하나는 학교 버스 등하교였다. 점심시간에 아이들이 커다란 강당 같은 식당에서 미국식 밥을 사 먹거나 도시락을 싸와서 친구들과 먹는 장면은, 우리도 미드에서 흔히 봐 온지라 어떤 분위기인지 짐작은 할 수 있다. (물론 늘 그 장면은 비슷한 문화를 가진 이들끼리 모여 앉아, 잘 나가는 아이들과 찐따들의 자리가 막 다르고, 마치 신분 상승의 이야기 뭐 그런 내용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곤 한다) 아이도 학교에 가게 되면 그렇게 밥을 먹는 것을 유치원 때부터 상상해 왔던 듯하다. 그런데 오히려 한국 학교에서는 급식을 먹기도 하고, 생각했던 분위기와 학교 식단이 많이 달라서 적잖.. 2022. 11. 4.
D+26 내가 기대하던 이민 후 일상 초기 정착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자동차 구매를 마침내 이번 주 초에 끝내고 나니, 적어도 나한테 만큼은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찾아왔다. (쏴리, 자기야~) 다행히 아이는 일주일 동안 학교를 잘 다녀왔고, 주변에서 들어왔던 초등학교에서의 수많은 어려움, 드라마, 그런 것 하나 없이 대견하게 첫 일주일을 잘 마쳤다. 아내도 지도 교수를 찾지 못할까 봐 조마조마해 가며, 또 수많은 잘난 동급생들의 스펙에 스트레스받아가며, 험난한 박사과정 생활을 예고했지만, 그래도 또 무사히 교수도 만나고, 선배들도 만나며 희망을 보인 한 주였다. 난… 월요일에 자동차를 구매하고 정착과 관련한 바쁜 일이 모두 끝나고 나자, 갑자기 모든 것이 고요해졌다. 새벽부터 아내가 시티로 나가 버리고, 아이도 학교에 데려다주고 돌아.. 2022.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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