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49 D+329 미국 초등학교 서머 캠프 지겹디 지겨운 스케줄 하나 없는 여름 방학이 벌써 3주가 지나고, 마침내 딸아이의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서머 캠프가 이번 주에 시작했다. 아무런 스케줄도 없이 그저 티브이 보고 게임 하고 숙제 조금 끄적이던 딸아에도 마침내 여름 스케줄이 생겼다. 우리 지역에서 보통 서머 캠프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서머 캠프와, 사설 업체에서 운영하는 서머 캠프가 있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서머 캠프는 학교 방과 후 특별활동 선생님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이다. 아이가 안면이 있는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많이 참여를 하기 때문에 익숙하게 참여할 수 있고, 금액도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반나절밖에 진행하지 않고 최대 2주만 하기 때문에 아이를 맡겨야 하는 맞벌이 부부에겐 적절하지 않은 편이다. 사설 업체에서 운영하는 서머.. 2023. 7. 14. D+324 미국의 여름방학은 길어도 너무 길어 아이의 여름방학이 시작한 지도 2주가 지났다. 6월이 시작하자마자 시작한 아이의 여름방학은 8월 말이 되어야만 끝나는데 이제 겨우 2주라니, 앞 날이 깜깜하다. 슬프게도, 아내는 방학이 되자 더 바빠졌다. 수업을 핑계로 속도가 나지 않던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아내가 꼭 참석하고 싶은 학회가 있는데, 그 학회에 연구 논문을 제출하는 기한이 이번 7월까지다. 불과 한 달여가 남은 기간 동안 아내는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학기 중엔 일주일에 두세 번 학교에 갔는데, 정작 방학이 되자 매일 학교에 간다. 아내의 연구는 응원하지만, 난 이번 여름방학, 독박육아다. 아니, 애가 컸으니 육아는 아니다. 독박양육이다. 방학이니 늦잠이라도 자면 좋으련만, 오히려 학기 중보다 일찍 일어난.. 2023. 7. 5. D+309 미국에 미세먼지? 전에 글에서 한 번 이야기했듯이 아직 미국 동부의 날씨 패턴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매일 아침 날씨를 확인한다. 먼저 비가 오는지, 해가 나는지 확인하고 기온도 확인한다. 특히 기온이 들쑥날쑥한 편이라 기온 체크는 필수다. 아침에 출근하는 아내가 우산이나 바람막이를 챙겨야 할지, 아이가 오늘은 수영장에 갈 수 있을 정도로 따뜻한지 확인한다. 거기에 오랜 습관으로, 볼 필요가 전혀 없는 공기 오염도에 시선이 간다. 몇 년 전 휴대전화의 날씨 앱이 업데이트되면서 날씨 앱에서도 공기 오염도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더 다양한 오염 지수 (PM10, PM2.5 등 확인할 것이 많다)를 확인할 수 있는 미세먼지 앱을 따로 썼기 때문에 날씨 앱에서 오염도를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 이제 미세먼지로부터 해.. 2023. 7. 5. D+304 미국 응급실에서 ㅇㅇ밴드 붙여주고 얼마? 지난주 드디어 오픈한 아파트 수영장!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영장 오픈이었지만 아이가 기침감기에 걸려 수영장을 가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번 주초부터 아이의 기침이 잦아들어 어제부터 수영장에 가서 놀기 시작했다. 수영장 시설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특별한 발품을 팔지 않고 시간만 있으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크지는 않아도 여러 시설을 잘 갖추고 있는 데다, 수질 관리도 내가 보기에는 잘 되어 있는 편이다. (낙엽이나 죽은(?) 벌레들이 조금 떠 다니기는 하는데, 그 양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어, 누가 봐도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물의 가장 깊은 곳이 5피트 정도로, 우리 딸아이와 같은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들이 놀기에 안성맞춤이다. 다만 안전요원.. 2023. 7. 5. D+299 아파트 수영장 오픈 날, 겨울 옷 정리를 하다 어차피 북반구 38도선 주변의 기후는 비슷하다. 1, 2월에는 춥고, 7, 8월엔 덥다. 주변 지형의 차이에 따라 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덥고 추운 것은 불변한다. 하지만 그 디테일은 차이가 크다. 내가 사는 이곳도 겨울에 춥고 여름에 덥다. 겨울엔 서울보다 아주 쪼오끔 더 추운 듯했다. (한국은 역대급으로 추웠다고 하던데) 이번 이곳 겨울이 역대급 따뜻했다 하니, 한국 강원도 겨울 날씨인 듯하다. 여름엔 30도를 웃돈다. 하지만 40도에 육박하지는 않는다. 장마나 태풍은 없다. 1년 365일 균등하게 비가 오는 탓에 더 자주 비가 오는 느낌이지만, 강수량은 한국이 월등히 많다. 전반적인 느낌은 한국의 기후와 비슷하다. 그런데 뜯어보면 꽤나 다른 것이 있으니, 하루하루 기온이 엄청 들쑥날쑥하.. 2023. 6. 21. D+294 내 아이는 책을 좋아합니다 나는 책을 읽는 행위에 대해 엄청난 의무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많은 부분이 아마도 교육에 의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집의 책장을 가득 채운 각종 전집을 읽으라는 부모님의 권유(?)에 시달렸다. 학교에선 어마무시한 양의 필독도서를 통해 아이들을 독서의 길로 압박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니, 독서가 성공의 지름길이니 하며 마치 독서는 바른생활 지표의 가장 바로미터인 듯하게 여겨지며 우리 어린 학생들을 압박해 왔다. 위의 톤에서 느껴지듯, 난 독서와 친한 편의 사람은 아니다. 정말 맘만 먹으면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으면서도 살 수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반대로 바로 저 위의 교육에서 비롯된 것인지, 사십 줄을 넘은 지금까지도 독서에 대한 엄청난 압박감을 느낀다. 책을 읽어야 .. 2023. 6. 8. D+290 미국에서 비가 오면 차고에서 차를 뺀다 날씨가 따뜻해진 5월 이후로 화창한 날씨가 이어진다. 4월 말까지 계속 쌀쌀한 날씨가 계속됐기에 햇살 가득한 화창한 날씨는 말 그대로 축복이다. 따스한 햇살과 시원하게 부는 바람, 그리고 한껏 오른 기온은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미국에 오고 봄을 맞을 때 가장 크게 기대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미세먼지 없는 나날들’이었다. 한국에서 살 때, 다른 모든 편리함을 뒤로하더라도 미국에 빨리 가고 싶었던 이유가 바로 미세먼지 속에서의 숨 막히는 삶 때문이었다. 팬데믹 때문에 조금 무뎌지긴 했었지만, 마스크 없이 밖을 나갈 수 없고 목이 너무 까끌까끌 해서 고통스럽던 날들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내가 새롭게 정착하게 된 미국 동부의 이 도시는 사실 공기가 좋은 도시는 아니었다고 한다. 오히려 미국 산업화 시대에.. 2023. 6. 6. D+282(2) 마케도니아 식빵 누나의 집요함과 대담함 앞 글에서처럼, 아이의 미국 초등학교 어학 수업에서 가족을 초청해 함께 포트락 파티를 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같은 시기 미국에 처음 온 북마케도니아 출신 동급생 남사친 T와, 그의 엄마이자 아내와 내가 식빵 누나라 부르는 당찬 유럽 여성 V도 같이 모임에 참석했다. 농구선수 출신인 남편 K가 모 아카데미에서 저녁에 농구 코치 아르바이트를 하는 바람에, 우리 차를 타고 함께 모임으로 향했다. 최근 몇 주 동안 V를 볼 일이 거의 없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우리 딸이 그 집에 놀러 가거나 T가 우리 집으로 놀러 와서 자주 보고, 주말에 아이들이 함께 놀 수 있도록 플레이 데이트도 꽤 했는데, V는 업무가 갑자기 바빠져서 정신이 없었고, 우리 딸은 방과 후 클래스 때문에 하교를 늦게 해서 주중에.. 2023. 5. 30. D+282 여기 한국인이 이렇게 많았어? 몇 달 전부터 딸아이의 초등학교 어학 수업에서 가족 초청 모임을 계속 안내했었는데 날씨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계속 밀리다가 학년을 거의 마쳐가는 5월이 되어서야 그 스케줄이 확정되었다. 저녁 여섯 시부터 시작하는 모임이어서 ‘포트락’으로 음식을 준비해 함께 나눈다고 해 음식도 준비해 가야 하는 모임이었다.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어학 수업을 듣는 한국 사람은 우리 딸뿐이다. 학교에 한국인이 우리 딸 뿐인지는 잘 모르겠다. 모든 학생들을 속속들이 알지는 못 하니까. 다만 어학 수업엔 우리 딸 뿐이고, 얼마 전까지 같은 아파트의 석사 공부를 하시던 분의 2학년 딸이 한 명 있었는데, 그분이 과정을 모두 마치셔서 이번 주 한국으로 돌아가셨다. 이번 모임은 아이의 학교만 모이는 모임이 아니라, 이 지역 .. 2023. 5. 23. D+270 나의 최근 게으름에 대한 4가지 핑계 지난주, 브런치, 블로그 글을 건너뛰었다. 회사 퇴사 이후에 미국 이주 과정과 우리의 일상을 공유하기 위해 작년 6월 이후 한 주도 쉬지 않고 브런치와 블로그에 글을 올려 왔는데, 지난주 처음으로 글을 올리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분명 글쓰기의 열정과 부지런함이 조금 줄어든 것은 분명한 것 같지만, 몇 가지 변명거리는 있다. 단순해진 생활 ‘미국 정착 일기’라는 매거진/카테고리 이름만큼,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하고 일상생활에서의 비슷한 점, 다른 점들을 다양하게 풀어내고 싶어서 시작한 글이었다. 처음 글을 쓰는 한국 출국 일주일 전부터 첫겨울을 나기까지는 정말 버라이어티 한 일들이 많았다. 한국 생활 정리하고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이곳까지 와서 의식주를 이슈 없이 해결하기 전까지, 아내가 아이가 학교 잘.. 2023. 5. 5. 이전 1 2 3 4 5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