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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국에 산다!/주부 남편 아빠 미국 정착 일기88

D+29 아이의 미국 초등학교 로망2: 학교 버스 어느덧 아이 학교가 개학한 지도 일주일이 지났다. 워낙 처음부터 잘 적응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지낸 터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런데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아이의 학교 버스 스케줄이 확정되지 않은 점이었다. 노란색 클래식한 모양의 학교 버스. 미국 영화에서 미국 학교의 학교 버스가 등장하면 뭔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특유의 느낌이 있다. (물론, 배트맨 다크나이트에서 나오는 장면은 그렇지 않다) 커다란 나무가 우거진 공원 사이에 고즈넉하게 난 길에서 지나가는 학교 버스, 그리고 거기에서 내리는 아이. 내가 상상했던 미국에 오게 되었을 때 상상한 모습 중에 하나다. 아이도 그랬다. 그 노란색 학교 버스를 그렇게 타고 싶어 했다. 심지어 한국에서 학원 버스조차 타.. 2022. 11. 4.
D+28 아이의 미국 초등학교 로망1: 점심시간과 도시락 아이가 미국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를 보면서 나름 미국 학교에 대한 로망을 가진 것이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점심시간과 도시락이었고, 다른 하나는 학교 버스 등하교였다. 점심시간에 아이들이 커다란 강당 같은 식당에서 미국식 밥을 사 먹거나 도시락을 싸와서 친구들과 먹는 장면은, 우리도 미드에서 흔히 봐 온지라 어떤 분위기인지 짐작은 할 수 있다. (물론 늘 그 장면은 비슷한 문화를 가진 이들끼리 모여 앉아, 잘 나가는 아이들과 찐따들의 자리가 막 다르고, 마치 신분 상승의 이야기 뭐 그런 내용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곤 한다) 아이도 학교에 가게 되면 그렇게 밥을 먹는 것을 유치원 때부터 상상해 왔던 듯하다. 그런데 오히려 한국 학교에서는 급식을 먹기도 하고, 생각했던 분위기와 학교 식단이 많이 달라서 적잖.. 2022. 11. 4.
D+26 내가 기대하던 이민 후 일상 초기 정착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자동차 구매를 마침내 이번 주 초에 끝내고 나니, 적어도 나한테 만큼은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찾아왔다. (쏴리, 자기야~) 다행히 아이는 일주일 동안 학교를 잘 다녀왔고, 주변에서 들어왔던 초등학교에서의 수많은 어려움, 드라마, 그런 것 하나 없이 대견하게 첫 일주일을 잘 마쳤다. 아내도 지도 교수를 찾지 못할까 봐 조마조마해 가며, 또 수많은 잘난 동급생들의 스펙에 스트레스받아가며, 험난한 박사과정 생활을 예고했지만, 그래도 또 무사히 교수도 만나고, 선배들도 만나며 희망을 보인 한 주였다. 난… 월요일에 자동차를 구매하고 정착과 관련한 바쁜 일이 모두 끝나고 나자, 갑자기 모든 것이 고요해졌다. 새벽부터 아내가 시티로 나가 버리고, 아이도 학교에 데려다주고 돌아.. 2022. 11. 3.
D+21(2) 초4 아이의 미국 초등학교 첫 등교 아내는 박사 과정 첫 오리엔테이션으로, 나는 중고차 구매로 한창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 딸아이는 미국 초등학교 첫 등교를 하게 되었다. 미국의 학제는 가을 학기에 학년이 시작되기 때문에 ‘back to school’은 지역 사회에서 정말 큰 행사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리테일 샵에서는 백투스쿨 스페셜 세일을 진행하고, 각 상점마다 학교에서 필요한 준비물이나, 옷, 전자제품 등을 따로 코너를 마련해 판매한다. 한국에서도 2~3월이 되면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다만 아무래도 계절이 늦여름 시기다 보니 늦겨울인 한국보다 더 활기찬 느낌이 많이 든다. 주말에 ‘스테이플스’에서 준비물도 사고, 장 보면서 도시락으로 싸줄 샌드위치 빵, 햄, 치즈 등도 구매했다. .. 2022. 11. 3.
D+21(1) 미국 중고차 구매 대작전2: 전화위복 밤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이 이루어지는 날. 우리 집 세 식구가 모두 중요한 하루를 앞두고 있다. 부디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 딸아이는 미국 초등학교에 첫 등교를 하게 된다. 아이의 말을 빌리자면, ‘학교에 가기 싫지만, 학교에 빨리 가고 싶다’고 한다. ‘아이들은 금방 적응하니까, 하나도 걱정할 것 없어요.’ 라고 주변에서 말들 하곤 하지만, 그들도 결국은 걱정했던 과거가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다. 우리 아이가 학교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나도 걱정을 많이 하지는 않는다. 다행히 지난 금요일에 영어 테스트도 곧잘 보고 와서 ESL을 오래 듣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걱정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늘 걱정은 부모의 몫이다. 아내는 학과 박사 과정 .. 2022. 11. 1.
D+18 미국 중고차 구매 대작전1: 이제 차만 사면 되는데… 다음 주 월요일이 되면 딸아이의 학교가 개학을 한다. 아내도 본격적으로 박사 과정의 오리엔테이션이 시작한다. 아이도 학교에 가고 아내도 학교에 가면… 난 집에서 자유다!!! 싶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아이의 학교는 ELS 때문에 처음에 어싸인되었던 학교와 다른 학교로 재배정이 되어서, 스쿨버스 스케줄이 조정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딸아이의 학군을 생각하다 보니 집은 아내의 학교가 위치한 도심과는 약 십여 마일 떨어진 외곽 지역이고, 아내가 학교에 가려고 해도 라이드가 필요하다. 즉, 차가 필요하다. 다행히도 바로 전날 극적으로 운전면허를 손에 넣은 나는 정착 에이전트의 도움으로 바로 중고차를 구매하기로 하고, 원하는 예산과 차의 종류를 알려주고 약 10대의 선택 리스트를 받아 들었다. 예산이.. 2022. 11. 1.
D+17(2) 미국 운전면허 교환기2: 지옥과 천당 난 오른쪽 눈이 매우 안 좋다. 정확한 사유는 알지 못한다. 스무 살 이후로 계속 나빠졌고, 나중엔 교정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안경을 끼면 선명해지는 부분은 있지만, 상이 갈라져 보여서 글씨 판독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주안이 왼쪽 눈인 데다가, 교정시력이 거의 1.0까지 나와서 생활하는 데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애니메이션을 하는 피디 입장에서 그저 스테레오 스코핑 필름(3D 안경 끼고 보는 입체 영상)은 못 만들겠다며 웃고 넘어갔던 정도랄까? 그런데 교통국에서의 시력 검사 장비는 이런 양쪽 눈의 짝짝이 시력을 잡아내는 장비였나 보다. 왼쪽 눈으로는 도저히 가운데에 있는 숫자가 보이지 않았다. 오른쪽 눈으로 봐야 하는 숫자들이었지만, 내 오른 눈은 그 숫자들을 보지 못한다. 직원은 .. 2022. 10. 28.
D+17(1) 미국 운전면허 교환기1: 한 번에 되면 교통국이 아니지 어쩌면 초기 정착의 마지막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차량 구매의 가장 중요한 단계인 미국 운전면허 교환을 위해 주 교통국을 찾았다. 미국의 여러 주를 걸쳐서 거주지를 옮기다 보면 도대체 이놈의 나라가 과연 다 같은 나라인지 매우 의심스러울 정도로 각 주마다 제도나 법이 다 다른데, 어쩌면 미국에 살면서 가장 많이 방문할지도 모르는 주 교통국마저도 각 주마다 그 명칭이 다를 정도로 그 차이가 크다. 전에 미국에 있을 때 세 개의 주를 넘나들며 생활할 때도 각 주마다 교통국을 방문했는데, (유일한 신분증이라 할 수 있는 운전면허를 따거나 교환하려면 꼭 가야 한다) 늘 사람이 많고 행정도 느리고 오래 걸리기도 해서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자자했다. 오죽하면 디즈니 애니메이션(주토피아)에서 비꼴 정도였으니까... 2022. 10. 26.
D+14 늘 그렇듯 길을 잃은 그녀 (이 내용은 이 글​과 사건을 공유합니다) 아내는 중증 길치, 방향치다. 내가 불안하다 싶으면, (요거 길 잃고 헤맬 것 같은데… 싶으면) 어김없이 길을 잃고 헤매며 전화해 성질을 낸다. 오늘은 아내가 인터내셔널 스튜던트 오리엔테이션이 있어서 학교에 가는 날이다. 아내는 아직 정식 수업이 아닌 만큼, 호기롭게 홀로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겠노라고 선언했다. 중간에 갈아타야 하는 데다 시간도 길어서 과연 잘 다녀올 수 있을지 걱정됐는데, 아무래도 늦겠다며, 가는 길엔 라이드를 해주고 오는 길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점심 즈음 아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아이와 집에 돌아와 아이 학교 웹 등록과 블로그/브런치 글 등 이것저것 정리하고 있는데 아내가 드디어 버스 타기를 도전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올 것이.. 2022. 10. 25.
D+10 학교는 네가 가고, 긴장은 내가 한다 너무나도 긴 시간 동안 운전을 해야 했음에도 당일치기로 다녀왔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오늘 딸아이의 학교 등록을 위한 카운티 학교 당국과의 화상 미팅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오후 2시 반으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첫걸음은 이 화상 미팅에서 중요한 정보를 잘 얻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미국에서의 학창생활, 어렸을 적부터 난 엄청난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고등학생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는 하지만, 하이틴 영화를 보면서 친구들과의 우정, 하이스쿨 스윗하트, 졸업 무도회, 멋진 학교 캠퍼스와 폼 나는 교내 활동… 하나하나가 나의 로망이다. 멋대가리 없고 숨 막히기만 하는 한국 남자 고등학교 생활을 한 내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 2022.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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