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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민42

D+6 주말에도 멈추지 않는 정착 전쟁 맞벌이 직장인들에게 주말은 치열하게 쉬어야 하는 이틀이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각종 업무와 인간관계에 시달리고, 또 집에 돌아와서는 밀린 집안일과 엄마 아빠 노릇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 시간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점점 피로가 쌓이면 주말에는 결국 꼼짝도 못 하고 휴식에 전념하게 된다. 미국으로 이주를 하고 첫 주말을 맞았다. 불과 지난 월요일 인천에서 비행기를 탄 후, 화요일 새벽 이곳에 도착하기까지, 그리고 그 후 4일 동안 정착하게 위해 동분서주했던 것들이 쌓여 피로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주말이라고 낮잠도 좀 늘어지게 자고, 브루노 마스의 노래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지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끊이지 않는 아마존 배송과 수많은 가구 조립, 그리고 청소 등으로 인해 주말도 정.. 2022. 10. 18.
D+5 가구 조립의 굴레 아마존이 미국의 풍경을 많이 바꾼 것은 사실인가 보다. 십 년 전 살던 미국에서 토요일과 일요일이란 모두 쉬는 날이다. 관광객을 위한 상점이나 주말 나들이를 위한 일부 상점을 제외하고는 거의 운영을 하지 않는다. 내가 미국에 살던 시절은 온라인 커머스가 아주 초반인 시절이었는데, 아마존이든 이베이든 유피에스든 우체국이든,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배달을 오는 경우는 없었다. 아마존 배송 일정을 보는데 토요일, 일요일 막 이렇게 뜨길래, 설마 이때 올까 했는데, 정말로 수없이 많은 물건이 배송이 왔다.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 주문했던 물건부터 그제 주문한 물건까지 정말 많은 물건이 배송이 왔다. 오늘의 가장 큰 해결 과제는 식탁 조립이었다. 한국에서는 굉장히 간단한 아이케아의 식탁을 가지고 있었는데, 미국의 새 .. 2022. 10. 14.
희망 회로 1 아내가 얼추 대학원 지원을 마무리하고, 합격 여부, 혹은 인터뷰 요청 연락만을 기다리는 시간이 계속되었다. 처음에는 학교를 쓰기만 하면 다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어디는 가면 불편해서 못 산다며 지원서를 쓰지 말라고 하기도 하고, 어디는 학교가 싼 티 난다며 지원을 꺼려하기도 했다. 이렇게 쓴 모든 학교에서 다 합격하고 나면 어디를 가야 하나 행복 회로를 돌려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아서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학교에 지원하지 않은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된다. 다른 한 편으로는 미국을 가기로 결정을 하면서 생각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었지만, 나의 경력 단절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했다. 이제는 아내의 합격을 기다리는 입장이 되고 나니, 나의 퇴.. 2022. 10. 14.
D+4 우리에게도 일상은 오는가 또다시 아침은 밝아 오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아직 완전히 정착된 것이 아니고, (당연하게도) 하루하루 새로운 이슈가 생겨 해결해야 하기에,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 다소 두렵기도 하다. 아무래도 아내와 아이가 학교를 가기 시작해야 안정될 것 같다. 아침엔 임대인 보험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어제 우편으로 받은 아파트 보험 이슈를 정착 에이전트에게 부탁했는데, 다행히도 잘 해결해서 문서를 나에게 보내주셨고 나는 아파트 보험 관리 대행업체에 그 내용을 보내주기만 하면 되었다. 에이전트가 아침 일찍 움직여 주어 빨리 처리할 수 있었다. 또 아이 소아과 검사 예약도 부탁했는데, 소아과에서 예방접종 증명서를 방문/제출해야지만 예약이 가능하다고 했단다.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해결할 스케줄이 하나 추가된다. 아… .. 2022. 10. 12.
우리에겐 플랜 B가 있습니다! 아내의 미국 대학원 박사 지원이 진행되면서 아내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십 수개, 어떤 지원자들은 수십 개의 학교에 지원한다고 하니, 너무 적은 학교에 지원하는 것은 아닌지, 만약 다 떨어져 버리면 우리 가족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걱정되었나 보다. 그래서 마감일을 며칠 앞두고 앞선 글에서처럼 수많은 학교에 폭풍 지원에 나섰다. 아내의 불안감은 아내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아내가 학교 지원에 나서기 전까지는 미국 이주 준비를 한다는 실감이 나지 않기도 했고, 워낙 자기 일은 잘하는 사람이니 어디든 떨어진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지원과 결과 발표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나의 불안감도 조금씩 고개를 내밀었다. 여전히 아내의 합격을 의심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만약에… 라는 .. 2022. 10. 12.
D+3 우린 외국인이고, 난 미쳐간다 우리 가족이 정착하게 될 주는 한국 면허를 미국 주 면허증으로 교환해 주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다시 미국으로 오는 것을 준비하면서 운전면허를 다시 따야 한다는 것에 걱정이 좀 있었는데, 면허 시험 필요 없이 면허를 받을 수 있다니까 안심이 좀 되었다. 유학할 때 면허를 네 번이나 떨어진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번거로운 것이 있었는데 영사관에서 운전면허를 번역 공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재밌는 건 요새 한국 면허증의 뒷면에는 영어로 되어 있는데 그럼에도 영사관에 번역을 요청해야 한다. 이 절차는 반드시 영사관에 직접 방문해서 처리해야 하는데, 팬데믹 이후 영사관 방문은 반드시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예약 후 방문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데… 이 ‘영사민원 24’ 사이트가 어젯밤.. 2022. 10. 10.
폭풍 지원 따뜻한 날보다 추운 날이 많아지고, 점점 두꺼운 옷들을 침대 밑 보관함에서 꺼낼 때 즈음, 아내의 본격적인 학교 지원이 시작되었다. 아내의 전공은 그토록 핫하다고 유명한 컴퓨터와 관련된 공학 계열 학과였고, 워낙 핫한 전공이기에 많은 학교들이 학과를 개설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난다 긴다 하는 학교들에는 모두 해당 학과와 아내의 전공 박사 과정이 개설되어 있었지만, 아내와 나의 관심은 한 학교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이 학교가 안 되면 미국 안 간다는 각오로 할 거야!’ ‘아니, 그렇게 극단적으로 생각하지는 말고~’ 라고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나도 다른 지역이나 학교를 생각해 본 적은 별로 없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지역은 전에도 이야기했었지만, 약 십 년 전 내가 유학을 했던 샌프란시스코 지역과 그 지역의.. 2022. 10. 10.
나도 슬슬 준비를 시작한다 날씨가 선선해질 무렵 아내의 본격적인 대학원 입시가 시작되었고, 다양한 지역과 학교가 언급되기 시작했다. 아내가 지원할 학교와 지역은 세네 군데로 좁혀졌고, 학교 지원이 시작되었다. 아내는 머리를 감싸 쥐고 지원서류들을 정리해 검토에 들어가는 등 학교 지원 준비 과정에 돌입했다. 물론 대학원 진학은 아내가 하겠지만, 나도 준비할 것들이 제법 있었다. 물론 이주 준비, 이사 준비도 해야겠지만, 한국의 생활을 정리할 다양한 준비도 병행해야 했다. 유형의 준비 외에도 여러 무형의 준비도 해야 했는데, 그중에 하나가 짧지 않은 기간을 다닌 회사 생활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퇴사를 할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꽤나 인정받으면서 이 회사를 다녀왔다. 좋은 기회로 입사해서, 힘들었지만 열심히 일했고, 나름 성과도 냈다. 조.. 2022. 10. 7.
D-1 이사 나와 호텔로 밤새 더워 죽는 줄 알았다. 어제 정도의 열대야라면 당연히 에어컨을 틀고 잤을 텐데, 안타깝게도 에어컨은 없다. 침대 프레임도 빼 버려 매트리스만 깔고 잤다. 새벽 여섯 시가 되자 밝은 빛이 창을 통해 들어온다. 평소라면 커튼이나 베란다에 널은 빨래들이 적당히 빛을 가려줬겠지만 침대가 없어 시선은 더 낮아졌는데 아무것도 빛을 가려주지 못한다. 딸아이는 새벽빛에 잠을 깨서 방 안이 울린다며 계속 이런저런 소리를 내 본다. 밤새 뒤척이던 나와 아내는 아이의 소리에 잠이 완전히 달아나 버린다. 결국 일곱 시부터 남은 쓰레기와 짐을 정리한다. 결국 장장 두 달에 거친 이주 준비와 홀로 이사 작전의 대장정이 마무리되는 날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짐의 무게를 확인하고, 가방 싸는 것도 끝났다. 어제까지 거의 근 한 .. 2022. 9. 30.
D-3 한국에서의 마지막 평일 오늘 오전엔 장기렌트를 하고 있던 차량을 반납하고, 딸아이의 휴대폰을 해지했다. 이번 미국 이주를 준비하기 전부터 언제든 해를 갈 수 있단 생각에 치를 긴 기간 할부로 구매하거나 휴대폰을 약정을 걸어놓거나 하지 않았다. 보통은 해외 이주를 하게 되면 차를 팔거나 휴대폰/인터넷 약정을 파기하는 게 꽤나 까다롭고 번거로운 일이라는데, 우린 다행히 그런 번거로운 일은 없었다. 자동차 같은 경우는 그저 아침에 탁송 기사님이 오셔서 처를 가지고 가시니 끝이었고, 아이 휴대폰은 가족관계 증명서와 내 신분증으로 십 분 만에 해지를 끝냈다. 이제 남은 건 출국 당일날 아내의 휴대폰을 알뜰폰으로 교체하는 일만 남았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 티브이 인터넷 기사가 안 왔다. 내일 직영점에 모뎀과 셋톱박스를 반납해야 한다...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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